마이크로소프트, AI로 암 약효 개인차 원인 규명...세포 상태 분석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네이처 메서드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 치료약 효과가 환자마다 다른 이유를 AI를 통해 분석했다. 기존 돌연변이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며, 암 세포의 '세포 상태(cell state)' 분석이 약효를 결정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는 프로젝트 엑스 비보의 성과물로, 향후 암 치료의 개인맞춤화와 신약 개발 전략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암 치료약의 효과가 환자마다 다른 원인을 AI를 통해 규명했다. 로린 크로퍼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과 팀이 9일 학술지 '네이처 메서드'에 발표한 연구에서 기존 방식인 돌연변이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며, '세포 상태(cell state)' 분석이 암 치료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보로드 인스티튜트의 협력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엑스 비보(Project Ex Vivo)'의 결과물이다.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암 세포의 행동 방식을 치료 분류 기준에 포함시켜 암 사망률(세계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접근법의 한계
암 치료는 지난 수십 년간 정밀도를 높여왔다. 초기에는 암이 발생한 신체 부위로 분류했고, 최근에는 암 세포 내 돌연변이를 기준으로 약물을 선택한다. 그러나 비슷해 보이는 암을 가진 두 환자가 같은 약에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설명할 수 없었다.
크로퍼드는 "같은 돌연변이를 가져도 세포 상태가 다르면 치료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 실험실에서 배양한 암 세포 모델(오가노이드 포함)은 실제 환자 체내의 종양과 동일한 세포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 예컨대 췌장암의 경우 종양 세포가 두 가지 주요 세포 상태를 보이는데, 실험실 모델은 그 중 하나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시험관에서 유망해 보이는 약물이 실제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현상이 발생한다.
세포 상태의 임상적 의미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스리바차안 라가반 종양학 의사는 "환자 종양 내 어떤 특성이 약물 저항성 발생 속도와 질병의 공격성을 결정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임상 치료의 핵심"이라며 "이 연구는 종양 다양성을 더 정확히 모델링하고 환자에서 관찰되는 복잡한 종양 행동을 반영하는 증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세포 상태를 신뢰할 수 있게 측정할 수 있다면 암 치료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첫째, 환자를 기존 치료법 및 임상 시험에 더 정확히 배치할 수 있다. 종양을 더 섬세하게 분류하면 약물이 실제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환자 집단에서 시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약물 개발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처럼 특정 돌연변이를 표적 삼는 대신, 종양의 근본적 상태를 변화시켜 치료하기 쉬운 형태로 유도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AI와 수학의 만남
크로퍼드는 수학자·통계학자로 훈련받았으나,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생물학 습식 랩에서 생세포를 직접 다루며 데이터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배웠다. 처음엔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것이 그의 경력상 "최고의 결정"이 되었다.
그 경험이 프로젝트 엑스 비보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계산 전문가와 실험 생물학자가 함께 앉아 AI 도구와 익명 환자의 종양 샘플을 이용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AI의 깊이 vs 데이터의 양
2022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팀은 계산 모델로 가상 실험을 수행하고 가장 유망한 가설을 찾아낸 뒤 실제 실험에 착수한다. AI 도구는 약물이 한 세포 상태를 다른 상태로 변화시키는 방식을 예측하고, 그 상태 변화가 다른 암 종류에도 적용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번 논문에서 크로퍼드 팀이 제시한 핵심 발견은 다소 역설적이다. AI 모델은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보다 다양한 세포 행동을 보는 것에서 더 많은 통찰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는 업계의 상식인 "데이터를 크게 늘리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는 가정에 정면 배치된다.
보로드 인스티튜트의 피터 윈터 프로젝트 엑스 비보 공동 책임자는 "단순히 데이터셋을 확대하면 된다는 유혹이 있지만, 그 데이터에 포함된 세포 상태의 다양성이 모델이 어떤 통찰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좌우한다"고 말했다.
암 치료의 미래
다음 단계는 세포 상태를 명확히 정의하고 여러 암종에 걸쳐 검증하여 의사가 치료 결정에 참고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크로퍼드는 "5년 뒤 이 분야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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