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컨퍼런스, 비판 사설 나눈 과학자 5명 강제 퇴장...학문의 자유 vs 검열 논쟁
미국 당뇨병협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저명한 과학자 5명이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설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강제 퇴장당했다. 협회는 "행동 강령 위반"이라 주장했으나 과학계에서는 "학문의 자유 침해"라며 항의하고 있다. 온라인 반발이 확산되면서 원본 사설이 광범위하게 공유됐다.

당뇨병협회 컨퍼런스 보안 사태...과학자들 "검열"이라 항의
미국 당뇨병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가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설을 배포한 저명 과학자 5명을 강제 퇴장시킨 사건이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6월 6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ADA 연례 학술대회에서 보안 담당자들이 다섯 명의 등록 과학자를 물리적으로 끌어내 회의장 밖으로 내보냈다. 그들의 '범행'은 당뇨병 전문 학술지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에 4월 29일 게재된 사설의 재본을 배포한 것이었다.
강제 퇴장당한 과학자들은 누구?
퇴장당한 인물은 당뇨병 케어 편집장 스티브 칸 워싱턴대학교 교수(사설 공저자), 전 ADA 회장 데즈몬드 샤츠 플로리다대학교 교수, 미니소타대학교 소아과 애런 켈리,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저스틴 라이더, 워싱턴대학교의 어얼 허쉬 등이었다.
이들은 NIH(국립보건원) 국장 제이 바타차리야가 연설하기로 예정된 회의실 밖에서 사설을 나눠주고 있었다. 바타차리야는 직전에 일정을 취소했고 다른 NIH 임원이 대신 발표했다.
"물리적 강제, 이것이 미국인가"
켈리는 의료 뉴스 사이트 메드페이지투데이에 "그들은 우리를 물리적으로 잡아끌어 회의장 밖으로 쫓아냈다. 이제 우리는 이 학술대회에 더 이상 참석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우리의 신분증 목걸이까지 빼앗아갔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말 미국이 이런 지경까지 왔나. 검열이 현실이 되었다. 미국은 일어나야 한다. 과학자들이여, 일어나라. 의료인들이여, 일어나라"라고 호소했다.
"행동 강령 위반"이라던 ADA의 입장
ADA는 메드페이지투데이에 이 다섯 명의 등록된 과학자가 학술대회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참석자는 행동 강령에 부적합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현장 이벤트 보안 담당자에 의해 호송되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중단할 수 있는 기회를 존중하는 태도로 제공받았으나 그렇게 하지 않아 호송되었습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ADA 행동 강령은 "모든 참석자는 전문적이고 존중하는 태도로, 모든 형태의 차별, 괴롭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행동, 구체적으로 괴롭힘, 위협적이거나 원하지 않는 신체적·언어적 행동, 또는 시위와 같은 무질서하고 파괴적인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학술대회 목표와 정면 모순"...비판 쏟아져
하지만 과학자들과 온라인 커뮤니티는 즉각 반발했다. 일부는 ADA 자체 학술지에 게재된 사설을 ADA 자체 학술대회에서 배포하는 행위를 '행동 강령 위반'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메드페이지투데이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과학자들의 행동은 무질서하거나 파괴적이지 않았다. 다만 NIH 고위 임원이 연설할 예정인 시간대에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설을 배포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의도적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동은 '과학 정보의 유통과 학술적 논의'라는 학술대회의 명시된 목표에 직접적으로 부합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반발과 역효과
트위터·X와 블루스카이에서 시작된 온라인 항의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칸과 공저자들이 쓴 원본 사설의 조회수가 급증했다.
사설에는 ADA 지도부가 ADA가 이 글의 작성이나 개발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면책 조항을 덧붙였다. 칸은 학술대회 재입장을 요청하는 편지를 ADA에 보냈는데, 그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강의를 하고 분과 세션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사설의 내용은
원본 사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연구 공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설의 저자들은 "더 이상 뒤에서 입법자들과 협력하거나 한눈팔고 앉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며 "정치적 반발이 두려워하는 것도 이제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의료 혁신의 최전선 국가라는 위상을 잃는 현상을 인정하고 역전시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수십 년간 여러 세대가 구축한 것이 몇 번의 펜 터치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안주와 두려움에 머물 수 없다. 모두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학 커뮤니티의 위기감
이 사건의 저변에는 미국 과학 커뮤니티의 깊은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예산 삭감, 기후 변화 연구 제약, 건강 정책의 급변 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어 있다.
특히 ADA 같은 대형 학술 기관이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행동 강령 위반'으로 제압하려 했다는 점은 기관의 중립성과 과학 커뮤니티 내 분열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뇨병 연구와 보건 정책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가 축소되면 궁극적으로 환자와 공중보건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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