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히어런트, 텍사스에 세계 최대 인듐포스파이드 공장 확장…"AI 광통신 자급화 시작"
코히어런트가 텍사스 셔먼에 세계 최대 규모의 6인치 인듐포스파이드 웨이퍼 제조 시설을 확장한다. CHIPS Act로부터 5,000만 달러를 지원받으며, NVIDIA와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광통신 부품은 AI 대규모 시스템에서 칩 간 거리 연결을 위해 필수이며, 구리 배선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기술이다. 미국 첨단제조의 회귀와 AI 인프라 병목 해결을 동시에 가시화한 사건이다.

코히어런트(Coherent)가 텍사스 셔먼 시에 확장 제조 시설의 첫 삽을 떴다. AI 인프라의 "숨은 영웅"인 광통신 부품의 국내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다.
미국 반도체산업 지원법(CHIPS Act)의 50억 달러(약 7조 1,500억 원) 공급으로, 코히어런트는 국비 5천만 달러(약 715억 원) 지원을 받아 셔먼 시설을 확장한다. 이는 2021년 이래 텍사스주와 셔먼 경제개발공사로부터 받은 1,700만 달러(약 243억 원)에 더하는 것이다. NVIDIA의 젠슨 황 회장과 코히어런트의 짐 앤더슨 CEO, 셔먼 시장 숀 타이만 등이 준공식 현장에 참석했다.
AI는 삶의 모든 영역을 재편한다
"AI는 궁극의 범용기술이다. 정보를 처리하고 추론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황의 말은 관례적인 연설이 아닌, 현실을 직시한 발언이었다.
이 확장 시설이 만드는 것은 특정 단일 칩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칩과 칩 사이, 랙과 랙 사이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옮기는 레이저, 광학 트랜시버, 광 모듈 같은 부품들이다. 반도체의 세상에서 이들 화합물반도체는 로직칩처럼 주목받지 못한다. 하지만 도시 전역의 칩을 연결하는 광통신 인프라는 AI 인프라의 신경계다.
NVIDIA의 최신 고성능 GPU 576개가 8개 랙에 걸쳐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할 때, 구리 배선만으로는 거리를 극복할 수 없다. 신호 속도가 올라갈수록 금속 선로의 전달 거리는 줄어들고, 8개 랙 너머까지 구리로 전달하려면 재정시기(retimer)와 신호 조절로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광학 소자로 전환하면 초기 비용은 들지만, 거리는 거의 무한대가 된다. 전력 효율을 계산할 때 광학이 가장 경제적이다.
50년 만에 산업이 돌아온다
현재 세계 인듐포스파이드(InP) 생산은 여전히 3~4인치 웨이퍼에 머물러 있다. 반면 실리콘 파운드리는 이미 12인치 표준이다. 이는 생산 수량에서 극적인 차이를 만든다. 3인치에서 6인치로 확대하면, 면적이 약 4배 증가해(지름의 제곱에 비례) 칩 개당 원가는 급락하고 수율도 급증한다.

"반도체 레이저는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탄생했다"는 앤더슨의 말이 의미심장했다. 1970년 벨 랩이 상온 레이저를 시연한 후, 기술과 제조는 거의 모두 해외로 이동했다. 코히어런트는 1971년 미국 제조기업으로 설립됐지만, 50년이 지나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6인치 인듐포스파이드 라인이 텍사스 셔먼에 있다"는 현실은 미국 첨단제조가 얼마나 낙후했는지를 보여준다. CHIPS Act는 이 공백을 메우려는 미국의 필사적 노력이다.
AI 확장의 명암: 연결성이 병목이 된다
현재 NVIDIA와 코히어런트는 2년 전부터 협력해왔고, 올 3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확대했다. NVIDIA가 20억 달러(약 2조 8,600억 원)를 투자해 R&D, 생산 확대, 미국 기반 제조를 지원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통신 부품을 장기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AI는 연산으로 움직이지만, 확장은 연결성(connectivity)으로 가능해진다. 셔먼은 그 연결 조직이 만들어지는 곳이다"는 앤더슨의 발언은 산업의 진화를 압축했다. 전력 소비 측면에서 보면, 광통신 부품의 국산화는 단순한 지정학적 안보 문제가 아니다. 수천 개 칩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옮겨야 하는 대규모 AI 시스템에서 구리 배선의 전력 손실은 컴퓨팅 성능 자체를 갉아먹는 비극이 된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숨은 리스크
한국의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칩(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파운드리(삼성전자)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AI 시스템의 확대에 따라 광통신 부품 수급이 주요 병목이 되고 있다. 코히어런트 외에 라이벨(Rexcel) 같은 국제 업체들이 고객사 주문을 처리하느라 공급 부족 사태가 빈번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속 HPC(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려 할 때, 광통신 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셔먼 시설이 가동되면 직접 고용 550명 이상, 간접 고용을 포함해 수천 개 일자리가 생긴다. 이는 미국의 지정학적 우려를 반영한다: 고급 반도체 제조의 "마지막 한 발 = 광통신"이 계속 해외에 집중되면 AI 인프라 전체가 취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AI와 전력 그리드의 미래
황은 준공식 후 앤더슨과의 대화에서 "10년 뒤를 보면, AI 덕분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투자하고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낙관론이 아니다. AI 인프라의 확대는 전력 소비의 급증을 의미하고, 이를 감당하려면 차세대 전력망과 신재생 에너지 투자가 필수다. 광통신 부품의 에너지 효율은 그 첫 번째 열쇠다.
코히어런트의 셔먼 시설 확장은 표면상 한 기업의 생산 확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AI 시대의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다. 연산과 메모리는 과포화 상태지만, 광통신 부품은 "차세대 병목"이 되려 한다. 반도체 산업의 숨은 영웅들이 무대 위로 나오는 순간이,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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